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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현직자 이야기

ABF 중복 담보 사태 - 사모대출 시장이 마주한 리스크 (4부)

등록일
2026-01-16

ABF의 경고
 
중복 담보 사태
 
YIA
                            By. YIA
 
ABF의 핵심 강점인 '담보의 안정성'
중복 담보, 서류 조작 사건으로 근본적인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First Brands, Tricolor-Cantor Group 사례는, 자산의 질보다 담보 통제와 실사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사모대출 시장이 커질수록, 수익률보다 리스크 관리와 구조 검증 능력이 성과를 좌우하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투자 어시스턴트, YIA 입니다.
 
지난 포스팅을 통해 사모 대출 시장의 거대한 축인 Direct Lending과 ABF의 시장 규모와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참고글-지난 화] 사모대출 시장의 크기 - Direct Lending과 ABF의 규모, 구조 비교 (3부)
 
그 중 ABF는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기에 Direct Lending보다 시장 규모도 더 안정적이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자산이 있으니 안전하다'는 믿음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중복 담보 사태' 입니다.
 
 
 
 

 

■ First Brands Group - 하나의 자산, 두 명의 주인?
 
ABF의 대전제는 '차주가 망해도 내 손에는 담보가 남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담보가 이미 다른 대주에게도 잡혀있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난 9월,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First Brands가 자사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담보로 여러 금융기관에서 중복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퍼스트 브랜즈 그룹
(출처: First Brands Group / 클릭 시 홈페이지로 이동)
 
사건의 내막은 이렇습니다.
 
Fisrt Brands는 본업을 통해 획득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미국의 2nd Tier급 IB인 Jefferies에게 총 약 80억 달러의 대출을 받습니다.
 
Jefferies는 또 이 대출채권을 담보
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을 발행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매우 정상적인 구조의 ABF 거래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문제는, First Brands가 Jefferies 같은 기존 대주 몰래 자회사를 만들어 해당 대출채권을 그 자회사로 이관하면서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 대출채권을 담보로 자회사가 신규 대주들로부터 대출을 받게 하죠.

이 대출에는 모회사인 First Brands가 보증까지 서도록 설계합니다.
 
이런 식으로 조달한 총 부채가 106억 달러에 달하는 것이 지난 9월 밝혀지며, First Brands는 파산 신청을 하고 전체 사모 대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됩니다.
 
 
 
 
 

■ Tricolor - 응, 우린 담보 자체가 조작이야
 
Tricolor는 텍사스에서 주로 저소득, 저신용 히스패닉 계층을 대상으로 중고차 대출과 판매를 병행하는 자동차 금융회사입니다.
 
Tricolor
(출처: Bloomberg / 클릭 시 Tricolor 홈페이지로 이동)
 
Tricolor 사태의 본질은 보다 직관적이고 간단합니다.
 
약 7만건의 대출 중 무려 3만건이 동일 차량 번호를 담보로 대출이 실행되었습니다.
 
First Brands와 마찬가지로 '중복 담보' 사태인 것이죠.
 
Tricolor가 한발짝 더 나간 점은, 바로 담보 자산인 이 개인 차주들에 대한 신용도까지 조작했다는 것인데요.
 
실 연체율이 20%를 상회하는 채무자에게 다시 대출을 해주어 기존 대출을 갚게 하는, 소위 '돌려막기'를 통해 장부상 연체율을 낮게 유지했다는 것 또한 밝혀졌습니다.
 
이후 신용평가사들이 Tricolor가 발행한 ABS들의 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하였고, 기존 대주들 또한 대출 한도 동결 및 조기상환 요구를 수행하게 되는데요.
 
당연히 Tricolor는 25년 말 현재 심각한 자금 경색에 빠져 경영 위기에 직면해있습니다.

 
 
 
 
 

■ Cantor Group - 지역 상업은행도 속는 이중 담보
 
엎친데 덮친 격으로, '25년 10월 Western Alliance와 Zions 등 미국 남서부 지역의 중소 상업은행들도 '차주의 소유권 문서 위조'와 '중복 담보'에 의한 자산 상각 및 사기 피해 사실을 공표했습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자이언스
(출처: Google, 웨스턴 얼라이언스, 자이언스(위부터)/ 클릭 시 홈페이지로 이동)
 
당시 펀드 편입 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선순위 담보가 설정되도록 계약을 구조화했으나, 정작 담보권을 행사하려고 하니 해당 담보 자산이 다른 대주에게 이미 제공된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Zions는 해당 자금의 회수에 실패하며 '25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약 5,000만 달러의 상각(Charge-off)을 공식화했죠.
 
 
 
 
 

■ ABF 중복 담보 사태의 본질적 원인
 
ABF
는 지난 포스팅을 통해 확인한 것처럼, 무려 6조 달러, 한화로 약 2,500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입니다.
 
▲ [참고글] 사모대출 시장의 크기 - Direct Lending과 ABF의 규모, 구조 비교 (3부)
 
또한 차주에게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담보로 제공한 자산'이 있으니 Direct Lending 등 타 사모대출 보다도 안정적이다 라는 말씀을 줄곧 드리고 있죠.
 
즉, 담보 자산은 ABF의 가장 큰 장점이자 핵심 요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중복 담보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을까요?
 
게다가 소위 허접한 금융사들이 수행한 딜도 아니었습니다.
 
Jefferies는 생소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미국에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소위 Bulge Bracket이라 불리는 탑티어 IB 다음 급으로 평가되는 회사입니다.
 
특히나 탑티어들이 잘 하지 않는 중견기업(Mid-Cap) M&A 등 분야에서는 리그테이블 1위를 기록할 때도 많은 곳입니다.
 
이런 Jefferies 조차 딜을 구조화하는 과정에서 놓쳤다는 건, 단순 실력이나 경험 부족이라고 하기에는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이유가 있어 보이는데요.
 
그 요인들은 무엇일까요?
 
 

◆ 첫째, 정보의 비대칭성과 모니터링의 한계입니다.
 
Direct Lending은 기업 전체를 보고 대출하지만, ABF는 수천, 수만 개의 미세한 자산(매출채권 등)을 묶어서 봅니다.
 
이 개별 자산들이 다른 곳에 등록되었는지 실시간으로 전수조사하기에는 칸막이가 너무 높았습니다.

 
 

◆ 둘째, '서류상'의 맹점입니다.
 
First Brands 건의 경우, 자산의 리스팅 방식이나 명칭을 교묘하게 바꾸어 각기 다른 대주들에게 보고했습니다.
 
즉, 물리적으로는 같은 창고의 재고인데 서류상으로는 'A사업부 매출채권', 'B지역 재고자산'. '계열사 편입자산' 식으로 위장한 것이죠.

 
 

◆ 셋째, 대출 확보(Deal Sourcing) 경쟁의 부작용입니다.
 
최근 사모 대출 시장에 자금이 쏠리며 금융사들이 딜을 따내기 위해 실사(Due Dilligence) 기간을 단축하고, 차주에게 유리한 조항을 허용해 주는 과정에서 검증 절차가 느슨해진 결과입니다.
 
 
 
 
 

■ 이번 사태의 교훈
 
이번 사건은 ABF 시장에 세 가지 근본적인 교훈을 남겼습니다.
 
● 첫째, 자산 가치보다 '자산 통제권'이 우선이다.
 
아무리 우량한 자산일지라도 대주가 이를 독점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면, 그 가치는 사실상 0 입니다.
 
이제 금융사들은 단순히 담보를 잡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차 검증과 서류 실사 등을 통한 대조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 둘째, 금융사의 실사 능력이 곧 수익률이다.

 
규모만 큰 금융사보다는, 담보 자산의 진위 여부를 끝까지 파헤치는 집요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가진 하우스가 살아남는 시대가 왔습니다.
 
● 셋째, 법적 안정성의 재확인

 
Zions와 Western Alliance의 사례에서 보듯, 담보권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계약서 문구 하나가 금융사의 생사를 가르게 되었습니다.
 
오늘 살펴본 중복 담보 사태는 사모 대출 시장이 급격히 팽창해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과도 같습니다.
 
해당 사태 직후 상장 BDC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사모 대출 시장 전반에 확산될 우려가 팽배했었는데요.
 

다행히 이번 사태는 시장 전체의 시스템 위기가 아니라, 일부 부도덕한 차주가 ABF 구조를 악용한 이례적인 일탈 사례로 마무리되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사태는 시장이 팽창할수록 단순한 '수익 기회'를 찾는 것 보다, 철저한 실사와 리스크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자산의 양적 팽창보다 질적 견고함이 중요한 시점
입니다.
 
앞으로도 시장의 화려한 성장 이면에 숨은 리스크를 예리하게 읽어낼 수 있는 통찰력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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